자동차노련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어쩌면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활동하면서 꿈꿀 수 있는 가장 절정의 자리인지도 모릅니다. 위원장이라는 직위가 주는 온갖 책임감들을 느끼기 보다는 그 직책을 통해 부여받을 수 있는 권한과 권위에 더 탐닉하기 때문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감정일 것입니다.
금번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으로 당선되면서 저는 어느 때 보다도 강한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지되는가를 생각할 때 마다 동지 여러분들에 대한 부채의식이 더욱 더 저를 압박해 옵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꿈을 꾸어야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얇은 실천의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명을 늘어 놓으며 세월을 보내는, 결코 되지 않고자 했던 어떤 노동조합 대표자의 모습을 반복하지는 않을까? 모진 바람 속에서도 남산 자락 나무들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겨울 눈꽃처럼 적어도 조합원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위원장이 되기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까?”
위원장 출마를 결심하고 현장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연대와 단결이었습니다. 정책활동의 핵심으로서 연맹의 역할과 함께 현장 조직활동에 대한 지원 또한 필요하다는 외침이었습니다. 함께하는 노동운동, 동지의 체온이 필요한 노동운동에 대한 갈증들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감하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막연하기만 합니다. 이제부터 동지여러분들과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고민하고 마련해야 합니다. 출발부터 동지 여러분들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는 당선소감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위원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동지들이 찾을 때 늘 곁에 서있는 위원장이 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벚꽃도 사라집니다. 남산의 눈꽃도 녹아 없어집니다. 저 역시 시간의 흐름속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간곡히 소망하는 바, 먼 훗날 동지 여러분들의 기억 속에 훌륭한 위원장이 아니라 ‘소중한’ 동지이자 ‘좋은’ 위원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 2월 3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위원장 서종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