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노동시간 단축 협상 난항-엔진 꺼진 포항 - 장시간 노동, 시민 안전과 서비스 질 위협 - 근기법 58조 삭제로‘건강하게 일할 권리 확보’ 포항시 유일의 시내버스 업체가 엔진을 멈추고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북지역자동차노조 산하 포항 소재 성원여객지부(지부장 최정도)는 오는 7일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1일 약 15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운행이 운수노동자들의 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장시간 운전은 결국 교통사고 발생과 서비스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주40시간제 적용 사업장인 성원여객은 그간 사용자측이 현 노동시간보다 늘어난 교섭안을 제시, 고집함에 따라 버스 운행의 안전성과 운전자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노조는 현 14일 만근 격일근무제를 22일 만근 1일2교대제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용자측은 격일근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만근을 19일로 연장하는 내용만 반복하고 있어 교섭이 난항을 거듭해 왔다. 특히 지난달 28일 경북지노위의 조정 결렬 이후에도 노조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원만한 타결을 위해 2차례의 추가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용자가 임금동결과 노동시간 연장을 주장, 파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안전운행의 걸림돌 운수업계의 장시간 노동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매일 14~15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운전은 운수노동자의 건강에 적신호를 밝히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성천)이 지난 2003년 말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운수노동자들의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2.3시간, 주당 64.6시간으로 전산업 평균 8.3시간, 45.5시간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격일제, 2일 근무 1일 휴무제(복격일제) 등의 근무제도는 장시간 노동과 더불어 운수노동자들의 건강을 침해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동계는 이러한 장시간 노동과 이를 강제하는 근무제도가 결국 버스 운행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계의 주장은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003년 하반기에 조사한 결과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운전기사의 노동시간이 1일 8시간 이하인 경우 차량 1대당 사고건수는 연간 4.85건, 12시간 이상인 경우 9.65건으로 두배 가까운 급증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버스의 장시간 운행이 운수노동자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의 안전성도 매우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자동차노련은 “근무시간 단축은 운수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킨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버스 운행의 안전성과 서비스 질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58조, 장시간 근로의 원흉 이처럼 운수근로자들의 건강과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장시간 근로가 이뤄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로기준법 제58조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한 특례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으로 노사 간에 합의만 하면 무한정 초과근로가 가능하다. 노동계에서는 이 조항이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관계에서 사용자가 힘의 우위에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운수노동자들은 타의에 의해 장시간 운전에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노련은 “근기법 58조는 운수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의 족쇄를 채우는 독소조항”이라며 “대중교통 혁신의 근간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58조 삭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운수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운수노동자특별법’제정을 통한 새로운 법질서가 절실히 요구 된다”고 덧붙였다. 2005. 10. 6 ※ 성원여객 임단협 일지 2005. 7. 27 1차 교섭. 노조측 요구안 전달 2005. 8. 17 2차 교섭. 사용자측의 임·단협 요구안 심의거부로 진전 없음 2005. 8. 25 3차 교섭. 상동 2005. 8. 30 4차 교섭. 상동 2005. 9. 05 5차 교섭. 상동 2005. 9. 08 6차 교섭. 상동 2005. 9. 12 7차 교섭. 상동 2005. 9. 1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 2005. 9. 26～27 쟁의행위 찬반투표 총조합원 대비 89.1%로 가결 (총조합원 313명 중 300명 투표, 찬성 279명, 반대 21명) 2005. 9. 28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 결렬 2005. 9. 30 8차 교섭. 성과 없음 2005. 10. 5 9차 교섭. 노사회의 결렬 / 쟁의행위 신고 2005. 10. 07 파업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