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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식 지부장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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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979회 작성일 16-01-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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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절규 “노동조합을 인정하라”
제로콜투어지부 신형식 지부장, 18일 저녁 분신ㆍ사망
부당노동행위ㆍ부당징계ㆍ부당해고에 맞서 노조 사수

전세버스노동조합(위원장 윤춘석) 산하 제로콜투어지부 신형식 지부장이 지난 18일 저녁 8시경, 노조 사수를 외치며 분신ㆍ사망했다.
신형식 열사는 18일 저녁 회사 회장을 만나 ‘노조 인정’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신 직전 신형식 열사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조합원에 따르면 ‘회장이 노조는 인정하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은 회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말은 건넨 후 면담을 마쳤다고 한다.
신형식 열사는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제가 노조 설립할 때 목숨걸고 하겠다고 조합원 여러분께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합니다. 제가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은 조합원 여러분의 힘을 모아 반드시 이루어주십시오”라는 유지를 남기고 분신했다.
1970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신ㆍ항거했던 역사가 2016년 새해 벽두에 신형식 열사가 ‘노조탄압 분쇄, 노동조건 사수’라는 외침으로 다시 메아리치고 있는 것이다.
연맹과 전세버스노조, 제로콜투어지부는 열사의 분신 직후 유가족을 면담하고 분신 이유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언론의 편향적 보도 저지에 주력했다.
오늘은 제로콜투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 노조 파괴 일삼는 사업주를 즉각 구속 ▶ 부당징계ㆍ부당해고 철회하고 노조 즉각 인정 ▶ 분신ㆍ항거의 책임이 회사에 있음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있는 대안 즉각 제시 등을 촉구했다.(기자회견문 참조)
한편, 노조는 지난 2015년 11월18일 결성 이후 회사에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교섭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조합원 개개인에게 면담과 전화통화를 통해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 네가 결단해라’며 노조 탈퇴를 종용해 왔다.
그 동안 노조 간부에게는 부당 징계를 내리고 1년 계약직인 조합원들에게는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반노조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해 왔다.

(기자회견문)

신형식 열사 정신계승,민주노조 사수ㆍ노조탄압 분쇄하자!
경찰과 노동부는 노조 파괴 일삼는 사업주를 즉각 구속하라!
회사는 부당징계ㆍ부당해고 철회하고 노조를 즉각 인정하라!

회사는 분신ㆍ항거의 책임이 회사에 있음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있는 대안을 즉각 제시하라!

어제 저녁 8시경 민주노조 사수를 외치며 전세버스 운전기사인 신형식 열사가 분신ㆍ사망했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노조탈퇴 종용, 부당징계, 부당해고를 일삼으며 민주노조를 부정한 박광수 대표이사에게 있음을 명확히 한다.

신형식 열사는 지난 11월, 불법지입제와 단기간 노예계약으로 피땀 흘리는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성실한 교섭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회사는 노조의 교섭 요청 이후, 개별 조합원들에게 직접 전화을 걸거나 면담을 통해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 너가 결단해라’는 식으로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종용해 왔다. 노조 간부나 조합원에 대해서는 부당징계와 사업장 변경 등으로 통해 유형ㆍ무형의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대표이사는 노조의 존재를 부인한 채, 법에 명시된 노동3권인 ‘임금교섭’과 ‘단체협약’권을 ‘부여’할 기구에 대한 운전기사 개개인의 입장을 묻는다며 대표이사 핸드폰으로 답장을 하라는 지시문자를 보냈다. 

앞으로는 노조와 교섭 일정을 잡으면서 뒤로는 고용불안속에서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조합원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노조 파괴에 온 열정을 다 바쳐온 것이다.

노조는 회사 간부의 노조 탈퇴 종용 등에 대한 대화내용을 녹취하여 부당노동행위로 고발조치한 바 있다.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가해진 부당징계 철회와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무노조 삼성’과 같은 회사의 탄압은 매일 매일 가중되었으며 결국 신형식 열사가 온 몸을 불사르며 ‘노조 인정’을 요구하게 됐다.

이번 신형식 열사의 분신은 모든 것을 가진 ‘절대 갑’의 모든 갑질이 빚어낸 참극이다. 가진 거라곤 몸 밖에 없는 힘없는 노동자에 대한 ‘절대 갑’의 ‘살인’이다.
1970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신ㆍ항거했던 역사가 2016년 새해 벽두에 신형식 열사가 ‘노조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라는 외침으로 다시 메아리치고 있다.

노사관계는 상호 인정과 신뢰에서 시작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그 빛을 발휘하는 법이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사측의 횡포야말로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주범임을 우리는 익히 경험했다.

신형식 열사는 분신 직전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제가 노조 설립할 때 목숨걸고 하겠다고 조합원 여러분께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합니다. 제가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은 조합원 여러분의 힘을 모아 반드시 이루어주십시오”라며 사측의 노조 탄압을 그 무엇보다 귀중한 생명으로 분쇄하겠다는 유지를 남겼다.


이제 우리는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승객과 우리 모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투쟁에 나서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노조 파괴 각본으로 노조 대표자를 죽음으로 내몬 사업주를 즉각 구속하라!

하나. 회사는 조합원에게 자행된 부당징계ㆍ부당해고를 철회하고 노조를 즉각 인정하라!

하나. 회사는 신형식 열사의 분신ㆍ항거의 모든 책임이 회사에 있음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있는 자세로 대안을 즉각 제시하라!

열사는 뜨거운 화기를 가슴에 묻고 차가운 바닥위에서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묻고 있다.

사측은 우리의 정당하고 절박한, 그리고 합리적인 요구에 즉각 답하지 않을 경우, 100만 한국노총의 투쟁깃발 아래 전국 8만 버스 노동자들과 우리 전세버스노동자들은 열사의 염원을 쟁취하기 위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


2016년 1월 19일

신형식 열사 유족 일동
전세버스노동조합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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