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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호 [지부탐방_춘천시민버스지부]2개 사업장이 하나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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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586회 작성일 19-11-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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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사업장이 하나가 되기까지

새로운 임기의 시작, 목표는 준공영제 쟁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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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지역 시내버스는 지난 7월 ‘춘천시민버스’라는 단일한 사업장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대한운수와 대동운수, 2개의 사업장이 운영하던 춘천 시내버스는 2017년부터 악화된 재정상황으로 결국 2018년 1월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올해 1월, 회생절차를 졸업하면서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이 사업장을 인수해 춘천시민버스가 탄생했다.
사업장은 하나가 됐지만 노조는 완전한 통합에 이르지 못하고 복수노조 사업장이 됐다. 2018년에 지부장 불신임 투표까지 진행됐고, 당시 대한운수지부 지부장이던 전상철 현 춘천시민버스지부 지부장은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대동운수지부 지부장이 불신임되면서 대동운수지부는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했다. 전상철 지부장이 두 달 동안 아침 첫차가 나갈 때부터 막차가 들어올 때까지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다독이고 설득하면서, 현재 춘천시민버스지부가 다수노조가 됐다.

노동자들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다 대한·대동운수 시절 복수노조로 나뉘면서 사업장에서 노조를 이끄는 대표자가 총 4명이었다. 전상철 지부장은 “전혀 만나지도 않고 담을 쌓은 채로 지냈다”고 당시 민주노총 춘천시민버스지회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나 6월, 사업장이 하나가 되면서 노조의 통합이 이루어졌다. 4명의 대표자가 2명의 대표자로 줄어든 것이다.
전상철 지부장은 “4명보다는 2명이 마음 맞추기가 나을 것 같아서 (황선재 춘천시민버스지회 지회장을)만난다”며 “노동자들을 위해서 의견만 맞으면 풀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부장 취임 후 지난 6월부터 황선재 지회장과 3~4차례 가량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고도 전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전별금 통합’이다. 전상철 지부장은 “이번에 우리 노조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조합원이 퇴직했다”며 “이 분이 퇴직할 때 전별금을 1,500만 원가량 손해 봤다”고 설명했다. 전상철 지부장은 처음 복수노조가 됐을 때 춘천시민버스지회에 먼저 “다른 건 몰라도 전별금만큼은 함께 가자”고 제의했을 정도로 퇴직하는 조합원들의 전별금이 줄어든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교통편의 올리고 배차간격 줄이고 올해 11월, 춘천시는 대중교통 전면 개편을 앞두고 있다. 9월로 예정됐던 대중교통 전면 개편이 마을버스 ‘봄봄’의 늦은 출시 등으로 연기된 것이다. 현재는 109대의 버스가 춘천시 전역을 누비고 있지만 개편 이후에는 105대의 시내버스가 춘천시 관내를, 30대의 마을버스가 춘천의 외곽지역을 맡게 될 예정이다. 전상철 지부장은 이러한 개편에 대해 “예전에 30분마다 배차되던 차를 20분마다 배차해서 시민들이 버스를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춘천시민버스의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운전기사가 동일한 수준으로 배차시간이 조정됐다는 점이다. 같은 노선이라도 첫차는 1일 14시간, 막차 1일 최대 16시간 40분까지로 많게는 3시간 가까이 운행시간 격차가 발생했었다.
전상철 지부장은 “그 동안 같은 노선에서도 운행시간이 많게는 3시간 가까이 발생하면서 현장의 불만이 많았다”며 모든 조합원들이 공평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회사와 춘천시에 배차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현재 춘천시민버스의 버스기사는 하루 운행시간이 15시간 30분으로 통일된 상태다. 운행시간이 조정된 만큼 버스운전기사 내부의 갈등이 줄어들고 업무 피로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영제 보장 없이 협동조합 전환은 불가 춘천시민버스의 최대 주주는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이다.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이 춘천시민버스 운영에 뛰어든 이유는 ‘춘천 시내버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대한·대동운수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몇 번의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불발돼 조합원들의 생계는 물론 춘천 시내버스 자체가 위태로웠다.
전상철 지부장은 “조합원들의 퇴직금과 생계가 걸려있는 일이기 때문에 ‘과연 저 조직을 믿고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며 “춘천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하고 당시 법정관리인이던 김근식 현 춘천시민버스 대표와 대화를 통해 함께 잘 해보기로 결의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현재 강원도의 시 단위는 비수익 노선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60%대다. 군 단위는 80~90%대인데 춘천시는 비수익 노선, 환승 비용, 학생 할인에 대한 차액 등을 100% 지원받고 있다. 전상철 지부장은 “이러한 지원이 언제 끊길지 모르니 조례에 넣어서 완전 준공영제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춘천시민버스는 사회적 협동조합 전환을 위한 노사정 TF팀을 구성했다. 전상철 지부장은 “준공영제가 안 되면 지금처럼 협동조합이 운영하든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든 노동자가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협동조합 전환에 조합원들 퇴직금이 담보로 걸린 만큼 준공영제가 보장되지 않으면 협동조합 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된 지부에서의 임기를 새로 시작한 전상철 지부장은 “혼자 노조를 이끌다 보니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우리 조합원과 대의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며 “이번 임기 안에 준공영제를 반드시 도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에게 “집행부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게 아니라면 동조해주길 당부드린다”며 “노동조합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현장에서 궁금한 지점이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 함께 대화하며 방법을 찾아보자”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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