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호 [뉴스 뒤집어보기] 수소전기차, 당신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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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195회 작성일 19-05-08 18:34본문
수소전기차, 당신이 궁금해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대두된 수소전기차 A to Z
올해 초, 1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해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을 선언했다.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 이행 방향이 담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기존의 주 에너지원이었던 석유·석탄에서 벗어나 수소에너지를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과 연계하여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반적 계획이 담겨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돋보이는 당신, 수소차
정부는 로드맵의 첫머리에 ‘수소차’와 관련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부는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수소차를 핵심 키워드로 삼은 것이다. 수소차가 핵심 키워드인 만큼 자동차산업과 자동차를 활용한 운송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정부는 2019년 7개 주요도시에 35대 보급사업을 시작하고, 공공부문 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며 2022년에는 2,000대로, 2040년까지는 4만 대로 확대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택시의 경우 2019년 서울에서 10대의 수소택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40년까지 8만 대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소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의문을 제기한 측에서는 수소차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되묻는다. 수소경제 첫 발을 뗀 시점에서 다음 발을 제대로 떼기 위해 수소차를 두고 분분한 의견을 짚어봐야할 것 같다.
수소차, 당신은 누구인가?
현재 말하고 있는 수소차의 정확한 이름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 Fuel Cell Electric Vehicle)다. 수소차도 전기차다. 수소차라고 줄여 불러 많은 사람들이 수소를 연소시켜 얻은 동력으로 주행하는 차를 수소차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리튬이온 전기차(BEV : Battery Electric Vehicle, 이하 리튬전기차)가 배터리에서 전기를 얻는 방식이라면 지금의 수소차(이하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서 생긴 전기를 사용해 자동차를 굴린다. 동력을 얻는 방식의 차이뿐만 아니라 충전 방식의 차이도 있다. 리튬전기차는 기존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해 사용하고 수소전기차는 외부에서 수소를 공급받아 내부의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그렇기에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연료전지 스택이다. 여러 개의 연료전지를 묶어 주행 가능한 정도의 전기를 만든다. 연료전지 스택이 자동차 안에 들어 있어 소형 발전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연료전지 안에서 충전된 수소와 흡입한 산소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온으로 분리된다. 분리된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기가 발생한다. 이때 생산한 전기를 모터 작동에 쓰고 물은 차 밖으로 배출한다.
수소전기차, 당신이 좋아 보이다가도 안 좋아 보여
수소전기차가 리튬전기차보다 나은 부분으로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는 특징은 ▲짧은 충전시간 ▲긴 주행 거리 ▲공기정화 등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수소 용량 6.33kg을 완충하는 데 3~5분이 걸리고 한 번 완충하면 609km를 주행한다. 반면 테슬라 리튬전기차는 배터리 용량 50kWh를 20분 급속 충전해 350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수소전기차가 수소와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공기를 흡입할 때 공기를 여과한다. 도로 위의 공기 청정기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부산물로 나오는 물 역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에 비하면 훨씬 친환경적이다.
반면, 수소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비싼 차량 가격 ▲리튬전기차에 비해 떨어지는 연비 ▲전기차보다 낮은 에너지 효율 ▲부족한 수소 충전 인프라 ▲안정성 우려 ▲친환경성 논란 등이다.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을 하는 데 필요한 촉매인 백금이 고가이기 때문에 연료전지 스택 가격이 비싸다. 수소전기차 가격 역시 리튬전기차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km당 연료비는 현재 리튬전기차가 우월하다. KTB 투자증권 이현준 분석가와 김영준 연구원이 작성한 ‘수소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만든 수소전기차 넥쏘의 연비는 km당 73원이다. 테슬라의 모델3 리튬전기차 연비는 km당 25원이다. 물론 둘 다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 연비보다는 싸다.
수소전기차의 주연료인 수소를 얻기 위해서 전기를 활용해야 하고, 그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자동차를 굴리는 두 번의 과정은 낮은 에너지 효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산업부 자료를 보면 국내 생산 부생수소(석유화학 공정에서 생기는 수소, 2016년 기준 164만 톤 생산)의 상당 부분을 정유화학사들이 다시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로 이용할 수 있는 양은 약 5만 톤(수소전기차 25만 대의 1년치 사용량)에 불과해 낮은 에너지 효율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수소 연료 탱크 폭발 가능성에 대해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매연을 뿜지 않아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수소전기차 역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수소를 생산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들고 오염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소전기차를 대중화하고 수소경제를 성공시키려면 수소 생산·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순수한 수소가스를 얻으려면 탄화수소나 물 분자를 쪼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수소를 얻는 방식의 하나인 전기분해에도 많은 전력이 소비된다. 전기분해에 쓰이는 전기가 화석연료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라면 이것 역시 친환경 개념에 위배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논리다.
수소전기차의 장점과 단점을 단순 비교해보면 단점 개수가 더 많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하거나 친환경에너지 산업의 일환으로 작동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 수소전기차는?
수소전기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사항에 대해 개선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스택 생산량이 연간 50만 개로 늘면 연료전지 스택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료전지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없어도 스택 가격이 안정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차후 수소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단계적 계획을 세웠다. 수소경제 초기에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등을 변환해 얻는 ‘추출수소’를 중점적으로 이용하고 향후 호주·일본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 수소’와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수전해 수소’의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2022년에 수소충전소 310개소, 2040년까지는 1,200개소로 수소충전소를 충분히 확대할 예정이다. 수소 저장과 수소 운송 체계도 혁신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소유통체계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폭발 사고를 우려하는 측면에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가 수소 연료 탱크 안정성 실험을 4만 5,000회 가량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안전법 상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수소 연료 탱크는 충전, 방전을 통한 안전성 실험에서 4,000번 이상 통과하면 15년 동안 사용 가능하다. 현대차는 자체 안전 실험도 했다. 충돌·낙하, 화염, 총탄, 극한 온도 테스트 등 200여 가지 실험에서 안정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한다. 수소전기차가 연료인 수소를 얻는 방식에서 친환경적이지 못하다고 지적받는 사항에 대해서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주장도 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 실장은 수소전기차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운행 중에는 경유차나 휘발유차와 달리 매연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근거다.
한편으로, 수소차를 운행하기 위한 수소 생산 과정에서는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천연가스나 화석연료로 열을 가해서 탄소 등과 결합해있는 수소를 인위적으로 떼어낼 때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과학적 증거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지향하는 것은 브라운 수소(미세먼지를 발생시키며 얻는 수소)가 아니고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는 그린 수소라고 밝힌다.
예를 들어 청정에너지인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활용한 전기(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발전 방식)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거나 석유화학 공정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면 추가적인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갈탄을 태워서 수소를 만드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은 땅에다 묻는다. 땅에 묻으면 그 안에서 자연 분해된다. 이처럼 그린 수소로 에너지를 공급하면 미세먼지 발생이 줄어든다. 그린 수소의 비중을 2040년까지는 전체 수소생산의 50% 이상으로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해외는 수소경제와 수소전기차 얼마나 활성화됐나?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수립한 나라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높은 에너지 해외 의존에서 벗어나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자국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소에너지 집중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그 계획은 ‘수소 2030 로드맵’으로 불린다. 일본은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수소전기차를 2020년까지 약 4만 대, 2025년까지 약 20만 대, 2030년까지 약 80만 대 보급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를 2020년까지 100개소 건설하고 수소 공급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 수소 제조 및 운송, 저장 기술을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도 2017년 수소전기차 로드맵을 확정했다.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공급을 목표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조금을 축소하고 충전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구축비용 60%를 지원한다.
유럽은 독일을 중심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이 진행 중이다. 독일은 2002년에 CEP(Clean Energy Partnership)를 설립해 수소에너지에 대한 적합성을 검증했다. 2006년에는 NIP(National Innovation Program)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을 촉진했다. 2019년까지 NIP 2단계에 2억 1,000만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 아래 독일에서는 지난해(2018년) 8월 세계 최초의 수소전지열차가 상업운행을 시작했다. 코라디아 아이린트(Coradia iLint)라는 이름의 이 열차는 천장에 수소 탱크와 연료전지를 장착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섞어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고, 이렇게 발생한 전기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돼 동력으로 사용된다. 이 열차는 하루 약 10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독일은 2040년까지 디젤열차를 전량 폐기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을 보면, 운송수단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게 공통적이다. 수소경제는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수소전기운송수단과 쌍을 이루어 같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 수소경제, 대한민국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와 신에너지 경제로 경제 활력을 추구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2040년이 되면 수소경제로 인해 연간 43조 원의 부가가치 창출과 42만 개의 일자리도 새롭게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10년 내 수소전기차 50만 대 생산 목표를 가지고 수소전기차 생산·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소전기차를 구입하면 정부가 3,000만 원 정도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앙정부의 국고 보조금 2250만 원, 각 지방정부의 보조금 700만~1,000만 원을 합친 액수다. 정부는 수소전기차 보급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 중 수소전기차 국고 보조금으로 대당 2,250만 원씩 4,000대까지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년에도 국회와 논의를 해 예산을 더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직 수소전기차에 대한 논쟁 지점이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수소전기차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민과 세계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수소전기차 상용화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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